곰팡이와 발효의 과학 누룩 띄우기

곰팡이와 발효의 과학 누룩 띄우기

연결문서

메모

준비 과정

곡물 내부에 곰팡이가 스며들도록 누룩을 띄운다.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잘 자라는 환경(섭씨 30~35도와 습도 70% 이상)에서 띄우기 편하다. 복더위 장마철 때 원래 누룩을 띄웠다. 참고로 자가 누룩은 당화력이 강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1kg정도의 누룩을 만든다. 경기도에서는 두꺼운 누룩을 만들지만 남부 지역에서는 얇은 누룩을 만든다. 일본은 배양균이 아니면 썩어서 누룩을 만들지 못하고 백국균을 배양한다.

기타 방법으로는 담요를 덮거나 보온을 해줘서 누룩을 띄운다 (메주 띄우듯).

발효 과정

누룩은 띄운 후 야생균으로 인해 발효가 된다. 누룩이 다르면 술맛도 다르다. 곰팡이는 원래 겉에 피지만, 누룩 덩어리 내부까지 곰팡이가 피게 해야 한다. 이런 경우 곰팡이가 누룩 내부까지 잘 스며들도록 사람이 직접 도와줘야 한다.

초재 사용

초재로는 여뀌, 연잎, 볏집, 쑥대 등이 있으며, 이들은 아스퍼질러스균을 가지고 있어 누룩에 균을 옮겨준다. 여뀌즙을 내서 만들면 정말 맛있다고 한다. 잎을 함께 펴놓는 것도 좋다. 여뀌즙에 참외나 무도 넣는다.

누룩 띄우기 과정

  1. 겉에 곰팡이가 핀다.
  2. 곰팡이로 인해 발효가 시작된다. 균이 활성화되고 습도와 온도가 올라간다.
  3. 뒤집어주면 외부 공기와 섞이고 균이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화한다. 이러면 균은 살기 위해 누룩의 내부로 계속 침투한다. → 이 과정을 활용하기 위해 하루에 2회씩 계속 뒤집어주며 곰팡이가 내부로 스며들도록 한다. 박스가 높으면 상부와 하부의 온도가 다르니 주의한다.
  4. 3일째부터 열이 오르고 습도가 80%까지 올라 물이 많이 생긴다.

[!info] 누룩을 띄울 때 주의해야 할 점 누룩이 물과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해야한다. 뚜껑을 열 때 맺힌 물기가 누룩위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빠르게 닦아준다. 바닥에 고인 물과 닿지 않도록 나무젓가락을 올려놨을 때, 나무젓가락이 물을 먹어 그 물이 다시 누룩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런걸 예방하기 위해 누룩을 좀 더 높게 띄우거나, 빨대의 가운데에 나무젓가락을 꽂아 물이 흡수 안되도록 방수처리가 필요해보인다. 스티로폼은 너무 높으면 좋지 않다. 맨 위와 아래의 공기온도가 다를수가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크기의 적당한 높이의 통을 고른다. 초기에 맺힌 물은 습도유지를 위해 닦는행동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한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발효가 될 때에는 누룩이 약할수도 있다. 손으로 만졌을 때 부러질수도 있으니 좀 더 부드러운 비닐장갑을 끼고 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방문

재료

  • 밀 1kg
  • 끓여 식힌 물 300ml 이러면 최종 750g의 누룩을 얻을 수 있다.

누룩틀 고르기

누룩이 들어갈 스티로폼 박스를 고른다. 젓가락을 불에 달구어 스티로폼 바닥에 배수용 구멍을 넣어준다. 구멍이 너무 크면 넓은 간격으로, 작으면 좁은 간격으로 뚫는다. 너무 크면 열을 가두지 못하고, 너무 작으면 배수가 어렵다.

누룩 반죽하기

  1. 거칠게 분쇄한 밀을 준비한다.
  2. 준비한 물을 고르게 뿌린다 (밀 1kg : 물 300ml).
  3. 수분이 한군데에 몰리지 않도록 고르게 섞는다. 손으로 누룩을 눌렀을 때 뭉치면 반죽이 잘 된 것이다.

누룩 성형하기

  1. 누룩틀과 천을 준비한다.
  2. 누룩을 단단하게 딛는다. 누룩틀에 천을 놓고 손으로 눌러 공을 만든다. 틀에 맞춰 손으로 압축한 공을 하나씩 올려놓는다. 모두 올려놓으면 천으로 싸맨다.

천으로 싸맬 때 누룩의 가운데를 비우기 위해 가운데 부분을 돌돌 말아준다. 천 끝에서부터 말아줘야 잘 말린다. 말린 부분이 아닌 천 부분만 있는 뒤쪽으로 뒤집는다. 손으로 어느 정도 성형한 후 발로 밟아주는데, 처음부터 가운데를 밟으면 틀 밖으로 누룩이 빠져나가므로 테두리부터 밟아준다. 발뒤꿈치로 눌러주면 잘 눌린다. 테두리부터 눌러준 후 서서히 가운데로 눌러주고, 한 시간 동안 더 이상 눌리지 않을 때까지 눌러준다. 다 눌러주면 누룩 틀을 밀면서 살살 눌러준다. 천을 풀어준다.

누룩 띄우기

누룩을 띄울 박스를 준비한다. 쑥대(솔잎, 연잎)를 아래에 충분히 깔아준다. 나무젓가락을 깔아주었다. 그 위에 누룩을 덮어준다. 다시 쑥대(솔잎, 연잎)를 덮어준다. 박스 뚜껑을 덮는다. 하루에 한 번 누룩을 뒤집어준다. 7.7.7 법칙에 따라 띄운다 (수분 유지 7일, 수분 발산 7일, 수분 건조 7일).

누룩은 25도 이상에서는 스티로폼 박스 그대로 해도 되지만 25도 이하이면 무릎담요를 덮어준다. 키친타올을 위에 덮어서 박스 밖으로 나오게 한다. 누룩에 물이 닿으면 안 되므로 뚜껑을 열 때 최대한 수평이 되게 열고, 물이 누룩에 닿으면 바로 닦아준다.

3일이 지나도 따뜻해지지 않으면 보온을 시작한다. 해는 없어도 되며 아침저녁으로 뒤집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12시간 간격이 어렵다면 자기 전에 뒤집어준다.

누룩 법제하기

누룩 법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곰팡이를 잘 키우고 가둔 누룩에는 곰팡이가 많으니 자외선 소독을 통해 곰팡이를 소독하고 유효한 물질만 남기는 것이 목적이다.


관찰 일기

12h 1차 누룩 뒤집기: 온도 안올라가고 밀냄새 나고 물 없음

24h 2차 누룩 뒤집기: 온도 안올라가고 물 안고이고 화장실 냄새 남

36h 3차 누룩 뒤집기: 화장실 냄새 남. 드디어 키친타올이 젖음! 누룩이 따뜻하다.

48h 4차 누룩 뒤집기: 물이 바닥에 고였다. 누룩이 더 뜨거워지고 물이 더 생겼다. 이때는 물은 닦아주지 않았다.

60h 5차 누룩 뒤집기: 물이 바닥에 고이고 누룩은 더 뜨거워지고 물이 더 생겼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행주만 갈아줬더니 벽에 물이 많이 고여 나무 젓가락이 물을 먹었다. 젖은 나무로 인해 누룩까지 젖었다. 이 이후로 급하게 벽에 묻은 물과 습기를 다 닦아주기 시작했다.

72h 6차 누룩 뒤집기: 누룩에서 탈출한 밀덩어리들에게 곰팡이 꽃이 피었다. 그리고 발열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전히 따뜻하긴 하나 이전만큼 따뜻하진 않음. 이때부터 계속 옆에 묻은 물들을 닦아냈었다.

84h 7차 누룩 뒤집기: 물이 덜 생기고 곰팡이가 좀 피긴 했다. 덜 뜨끈뜨끈 하다.

그 이후 누룩 겉에 하얗게 백곡균이 잡힌 것이 보였다. 여전히 뜨끈뜨끈 하지만 특유의 냄새가 너무 거슬리기 시작한다. 이 냄새가 발효냄새인가 혹은..이것이 장내인가? 망했다는 건가?

그리고 열흘만에 열을 잃는다. 그래도 계속 뒤집어주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누룩을 깨는 날이 왔다!

기대해서 깬 누룩의 모습 안이..새까맣잖아..? 믿을수 없어…특히 젖은 젓가락에 닿았던 부분 중심으로 더 쌔까맣다. 요상한 냄새가 나던게 누룩 냄새가 아니라 장내였나? 여기서 실망해서 진심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끝부분들은 백곡균이 잘 보이는데..

그래도 우선 법제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법제를 시작했다. 옥상을 이용할 수 없어 그냥 낮에 베란다에 올려놓는 정도로 만족하는 중이다. 냄새는 날라갔는데 여전히 까맣긴 하다. 이게 잘 될지 모르겠다. 누룩 특유의 냄새와 보이지 않는 포자 걱정이 아니었다면 재도전을 했을 것 같다. 미생물을 관찰하는게 생각보다 재밌는데, 원래 코가 너무 좋지 않고 비염이 심해서 누룩 띄우는 건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양한 술의 맛을 내려면 누룩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