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포도를 넣어 빚은 이양주 도전기

캠벨 포도를 넣어 빚은 이양주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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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이양주 만들기

포도철을 맞아 캠벨 포도를 활용해 포도 이양주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연히 접한 포도 이양주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이양주 만들기 과정을 기록해볼게요.

바탕이 된 포도 이양주 주방문

  • 밑술: 물 550g, 멥쌀 120g, 누룩 75g - 죽으로 사용
  • 덧술: 포도 280g, 찹쌀 750g - 고두밥

주방문 설계

  • 밑술 (9/22): 물 550g, 멥쌀 120g, 누룩 86g - 죽으로 제작
  • 덧술 (9/24): 포도 280g, 찹쌀 750g - 고두밥

이렇게 주방문을 참고하여 밑술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누룩이 왜 더 많았냐면 누룩을 제 통 단위씩 소분하다 보니 36g이 남아서 이만큼을 남겨두었는데 그냥 그대로 더 넣었습니다.

밑술 만들기

  1. 물 100ml에 찹쌀가루 120g을 넣고 잘 섞어준 뒤, 끓는 물 450ml를 부어 중약불에서 천천히 죽을 쑤기
  2. 완성한 죽을 식힌 후, 누룩 86g을 넣어 잘 섞고 밑술을 제작하기

제작 후기
밑술 단계에서 범벅을 시도해볼까 고민했지만, 죽을 선택했는데요. 죽을 쑬 때 찬물과 섞어서 죽을 쑬 때 물의 양을 너무 적게 넣었습니다. 중약불에서 만드는 동안 죽들끼리도 뭉침이 생겨 다음 번엔 물을 더 많이 넣거나 아니면 범벅으로 해볼까도 생각해봅니다.

덧술 추가

덧술 시기를 놓칠까봐 하루 전인 9월 23일 저녁부터 쌀을 물에 불리고, 포도 알맹이도 미리 손질해 준비해두었습니다. 포도는 3개 중 예쁜 것을 골라서 무게를 재고, 적당한 양을 추가했습니다. 이후 포도양이 조금 적다고 느껴 덧술에는 340g으로 늘렸습니다.

덧술 추가 레시피 최종본

처음에 계획했던 레시피와는 좀 다르게 찹쌀과 포도가 조금 추가되었는데요, 침지 과정에서 쌀을 좀 잃어서 추가로 넣는김에 그냥 100g을 더 넣고 그만큼 포도도 약간 추가했습니다. (누룩이 86g이라 그렇게 했습니다.)

  • 밑술: 물 550g, 멥쌀 120g, 누룩 86g
  • 덧술: 포도 340g, 찹쌀 850g - 고두밥

최종 덧술 레시피를 이렇게 결정한 후 발효가 시작되었습니다.

고두밥 찌기

  1. 쌀 850g을 불리고 물을 빼서 준비했습니다.
  2. 끓인 물에 쌀을 40분 동안 찌고, 뜸 들이기를 추가로 20분 진행했습니다.
  3. 뜨거운 고두밥을 25도 정도로 식혀 포도와 밑술을 혼합하여 덧술을 마쳤습니다.

발효과정

처음엔 24~26.5도의 날씨 속에서 발효가 시작되어 발효가 아주 잘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니 기온이 다시 올라,가을임에도 불구하고 30도에 가까워지기도 해서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약간 묽어지면서 알코올 냄새도 났고, 자연스러운 포도향이 올라오면서 향기로웠어요.

9월 26일 즈음에는 포도가 갈변하기 시작했지만, 인공적인 포도향이 아닌 진짜 포도향이 진하게 느껴져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후부터는 뚜껑을 닫아 혐기발효로 전환해 알코올 발효를 기다렸습니다.

10월 중순부터는 기온이 내려가며 발효가 느리게 진행되었고, 윗술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10월 30일경에는 윗술이 충분히 올라온 상태에서 채주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채주 과정에서의 우여곡절

어느정도 윗술이 올라와 발효가 완료된 것 같아 채주를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균일해 보이던 건더기 위쪽에 검은빛이 돌았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발효의 흔적인지 헷갈렸지만,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어요.처음에 뚜껑을 열었을땐 와인 특유의 향이 올라와서 이게 포도가 들어있는게 맞구나! 싶더군요. 다만 제가 좋아하는 향은 아니어서 속으로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채주는 항상 수업때 받은 ‘시아주머니’를 사용했는데요,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다이소의 대형 다시백으로 급히 채주를 시도했어요. 그런데 대형치고는 너무 작은 사이즈에 건더기가 걸러지지 않아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결국 시아주머니를 찾게 되어, 다시 채주를 진행했더니 천국이 따로 없었죠! 시아주머니 덕에 드디어 매끄럽고 깔끔하게 채주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1리터 정도의 술을 얻었고, 지게미는 시아주머니 포함 387g이 나왔습니다. 15%가 지게미로 남았다면 발효가 잘 된 것이라 하는데 무게가 약간 더 나온 느낌입니다. 포도의 씨앗때문인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하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다른 술보다도 좋은 편입니다. 발효과정에서 포도향이 많이 날라가서 그런지 포도의 맛이 생각보다 덜 느껴졌지만 맛은 있습니다. 확실히 단양주보다는 이양, 삼양주가 더 맛있습니다.

마무리

이번 포도 이양주는 도전도 많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지만 과정 하나하나가 배움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망고나 기본 쌀로 발효 시간을 조금씩 조정해 맛과 향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청주도 내려서 마시면 어떨까 기대됩니다.

참조